AI 초안 72편의 굵은 글씨를 세어 보니 45편은 0개, 나머지는 평균 12개였다
AI가 만든 초안을 그대로 올린 글과 사람이 다듬은 글은 어디서 갈릴까요. 문장이나 어미는 이미 세어 봤으니 이번에는 굵은 글씨를 세었습니다. 두 블로그의 공개 글 72편, 본문 34만 9천 자에서 <strong> 태그를 전부 뽑았습니다. 결과는 둘로 갈렸습니다. 45편은 굵은 글씨가 한 글자도 없었고, 나머지 27편에는 평균 11.6개가 있었습니다. 중간이 없습니다.
0개 아니면 10개 이상
글당 굵은 구간의 수를 구간별로 나눈 표입니다.
| 글당 굵은 구간 | 편수 | 비중 |
|---|---|---|
| 0개 | 45편 | 62.5% |
| 1~5개 | 7편 | 9.7% |
| 6~10개 | 10편 | 13.9% |
| 11~15개 | 5편 | 6.9% |
| 16~20개 | 1편 | 1.4% |
| 21개 이상 | 4편 | 5.6% |

0개인 45편은 초안이 나온 그대로 발행된 글입니다. AI 초안은 강조를 스스로 넣지 않습니다. 문장 단위로는 빠짐없이 설명하지만, 그중 어느 문장이 중요한지 표시하는 일은 하지 않습니다. 어느 문장도 다른 문장보다 중요하지 않다는 듯 평평하게 씁니다.
반대로 손을 댄 27편에는 314개, 편당 11.6개가 들어갔습니다. 1~5개로 그친 글은 7편뿐이고 대부분 6개를 넘습니다. 한 번 넣기 시작하면 가볍게 두어 개로 끝나지 않습니다. 이것도 습관의 문제입니다. 뒤에서 다시 다룹니다.
본문의 1.7%
글자 수로 보면 굵은 글자는 6,068자, 전체의 1.7%입니다. 27편만 놓고 계산하면 약 4%가 됩니다. 스무 글자 중 하나가 굵은 셈인데, 읽는 쪽에서는 이 정도면 굵은 글씨만 골라 읽어도 글의 뼈대가 잡히는 수준입니다. 그 뼈대가 실제로 글의 핵심인지가 다음 질문입니다.
어디를 굵게 만들었나
굵은 구간 314개가 문단 안 어느 자리에 있는지 셌습니다. 문단이 두 문장 이상일 때만 따졌습니다.
| 문단 안 위치 | 개수 | 비중 |
|---|---|---|
| 첫 문장 | 52개 | 22.6% |
| 가운데 문장 | 101개 | 43.9% |
| 마지막 문장 | 77개 | 33.5% |
첫 문장이 가장 적습니다. 문단의 첫 문장은 보통 주제를 던지는 자리인데, 강조는 그 뒤 근거나 결론이 나오는 자리에 몰려 있습니다. 마지막 문장 33.5%가 그 증거입니다. 문단을 읽고 나서 남길 한 줄을 끝에 두고 굵게 만든 것입니다.
이 배치 자체는 나쁘지 않습니다. 문제는 균일함입니다. 27편 대부분이 같은 자리에서 같은 방식으로 강조하면, 읽는 쪽은 몇 문단 만에 그 규칙을 알아차리고 굵은 글씨를 건너뛰기 시작합니다. 강조가 강조로 작동하지 않게 됩니다.
도입 문단에는 있고 마지막 문단에는 없다
문단 단위로도 봤습니다. 전체 문단 2,096개 중 굵은 글씨가 든 문단은 225개(10.7%)이고, 한 문단에 두 개 이상 든 경우는 16개뿐입니다. 즉 한 문단에 하나가 거의 규칙처럼 지켜졌습니다.
글의 양 끝을 따로 세어 보니 도입 문단에 굵은 글씨가 있는 글은 10편, 마지막 문단에 있는 글은 7편이었습니다. 27편 중이니 세 편 중 두 편은 시작과 끝을 굵게 만들지 않았습니다. 결론 문단에 강조가 없다는 것은, 글이 끝날 때 무엇을 남길지 정하지 않았다는 뜻이기도 합니다. 강조는 본문 가운데에서 가장 많이 쓰이고 정작 결론에서는 빠집니다.
세 개 중 하나는 문장을 통째로
굵은 구간의 길이도 재봤습니다. 평균 19.3자, 가장 짧은 것 2자, 가장 긴 것 60자입니다.
| 구간 길이 | 개수 | 비중 |
|---|---|---|
| 10자 이하 | 78개 | 24.8% |
| 11~20자 | 103개 | 32.8% |
| 21~30자 | 82개 | 26.1% |
| 31~40자 | 37개 | 11.8% |
| 41자 이상 | 14개 | 4.5% |
그리고 314개 중 103개(32.8%)는 구간이 ‘다.’로 끝났습니다. 낱말이 아니라 문장 끝까지 통째로 굵게 만든 것입니다. 41자 이상짜리 14개는 사실상 문장 두 개 분량입니다.
문장을 통째로 굵게 만들면 강조가 아니라 문단 안에 작은 제목이 하나 더 생기는 것과 같습니다. 열 개 낱말이 모두 굵으면 그 안에서 무엇이 핵심인지는 다시 읽어야 합니다. 굵게 만드는 이유가 ‘여기만 봐라’인데, 문장 전체를 지정하면 그 이유가 사라집니다.
굵은 글씨 안에 자주 나온 말
314개 구간의 어절을 세어 상위를 뽑았습니다.
| 어절 | 횟수 |
|---|---|
| 같은 | 12회 |
| 그대로 | 7회 |
| 평균 | 7회 |
| 가장 | 7회 |
| 있는 | 7회 |
| 다시 | 6회 |
| 아니라 | 5회 |
‘같은’, ‘그대로’, ‘가장’, ‘아니라’. 전부 비교하거나 뒤집는 말입니다. 굵게 만든 문장은 대개 ‘A가 아니라 B다’, ‘가장 큰 것은 이것이다’ 꼴이었습니다. 강조할 만한 자리를 골랐다는 뜻이기도 하지만, 같은 꼴이 반복된다는 뜻이기도 합니다.
반면 제목 안에는 굵은 글씨가 0개였고, 목록 항목 465개 중에는 34개(7.3%)에만 있었습니다. 강조가 문단 안에만 몰려 있고 다른 요소로는 번지지 않았습니다. 이 부분은 오히려 잘 지켜진 쪽입니다.
0개인 글과 12개인 글, 어느 쪽이 문제인가
둘 다입니다. 방향이 다를 뿐입니다.
0개인 글은 모든 문장이 같은 무게입니다. 4천 자를 처음부터 끝까지 같은 속도로 읽어야 합니다. 대충 훑어보려는 방문자에게는 걸릴 곳이 없어서 곧 떠납니다. AI 초안이 그대로 나갔다는 표시이기도 합니다.
12개인 글은 무게가 있지만 규칙이 보이는 상태입니다. 문단마다 하나씩, 주로 끝 문장, 세 번에 한 번은 문장 통째로. 몇 문단 지나면 굵은 글씨가 배경이 됩니다. 이쪽은 초안이 아니라 다듬은 사람의 습관입니다.
둘 사이에 있어야 할 것은 글마다 다른 개수와 다른 자리입니다. 어떤 글은 세 개면 되고 어떤 글은 하나면 됩니다. 그 판단이 글마다 달라야 강조가 살아 있습니다.
고칠 때의 기준
- 문장 끝까지 굵은 구간부터 줄입니다. 32.8%가 여기에 해당합니다. 문장에서 핵심 어절 두세 개만 남기고 나머지는 풉니다.
- 문단마다 하나씩 들어간 글은 절반을 뺍니다. 빼도 뜻이 통하면 원래 강조가 아니었던 것입니다.
- 0개인 글에는 딱 한 곳만 넣어 봅니다. 이 글에서 한 문장만 남긴다면 어디인가를 정하는 작업입니다. 그 한 곳이 정해지지 않으면 글 자체에 결론이 없는 것입니다.
- ‘같은’, ‘아니라’가 들어간 구간이 연달아 나오면 하나는 풉니다. 같은 꼴의 강조가 반복되면 그 꼴 자체가 눈에 익어 버립니다.
직접 세어 보는 방법
워드프레스라면 WP-CLI로 글 하나의 굵은 구간 수를 바로 셀 수 있습니다.
wp post get 123 --field=post_content | grep -o '<strong>' | wc -l
도구가 없으면 글을 열고 굵은 글씨만 이어 읽어 봅니다. 그것만으로 글의 결론이 잡히면 강조가 제 역할을 하는 것이고, 이어 읽었을 때 문장 대여섯 개가 그냥 나열되면 문장 통째 강조가 많은 것입니다. 하나도 없으면 AI 초안이 그대로 나간 글입니다.
정리하면
72편 중 45편은 굵은 글씨가 0개, 27편은 평균 11.6개였습니다. 초안은 강조를 하지 않고, 손을 댄 글은 규칙대로 강조합니다. 둘 다 읽는 사람 눈에는 어디를 봐야 하는지 알려주지 않는 글입니다.
강조는 개수가 아니라 선택의 문제입니다. 문장 통째 굵게 만든 곳을 풀고, 문단마다 하나씩 박힌 것을 절반으로 줄이고, 0개인 글에 한 곳을 정하는 것. 이 세 가지만으로 72편의 분포가 달라집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