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거 금방 끝날 줄 알았는데, 디스크 정리하다 한참 돌아갔다

시작은 그냥 C드라이브가 너무 답답해서

얼마 전부터 노트북이 이상하게 버벅거렸습니다. 큰 작업을 하는 것도 아닌데 업데이트 한 번 받으려 하면 저장 공간이 부족하다고 뜨고, 파일 탐색기 열어서 용량 큰 폴더를 찾아보려면 그것도 애매했습니다. 겉으로 보기엔 별로 안 쓴 것 같은데 C드라이브만 유독 꽉 차 있는 상황이 제일 사람 피곤하게 만들더라고요.

처음엔 그냥 윈도우 기본 저장소 설정 화면으로 볼까 했습니다. 그 기능도 아주 못 쓰는 건 아닌데, 카테고리 기준으로만 크게 보이다 보니 막상 어디 폴더가 진짜 범인인지 찾는 데는 좀 답답했습니다. 그래서 결국 SpaceSniffer를 꺼냈습니다. 설치 없이 실행되는 도구는 이런 순간에 이상하게 손이 빨리 갑니다. 회사 PC든 집 PC든 일단 실행해보고, 마음에 안 들면 바로 지우면 되니까요.

이걸 처음 고른 이유도 거창한 건 아니었습니다. 예전에 USB에 넣어 다니던 툴 모음 안에 있었고, 파일이 네모 박스로 쭉 보이는 방식이 생각보다 기억에 남았거든요. 숫자만 잔뜩 보는 것보다, 어디가 유난히 큰지 눈으로 바로 보이는 쪽이 저한텐 더 빨랐습니다.

처음 열자마자 보기엔 쉬웠는데, 바로 한 번 헷갈렸다

실행하자마자 드라이브를 스캔하는 화면이 나오고, 조금 지나니까 커다란 블록들이 쭉 나타났습니다. 여기까진 좋았습니다. 큰 게 큰 용량이라는 건 직관적이라서요. 문제는 제가 처음에 이걸 너무 단순하게 봤다는 겁니다. 큰 블록 하나를 보고 “아, 이 폴더만 지우면 되겠네” 하고 들어갔는데, 막상 들어가 보니 압축 파일이 아니라 가상환경 캐시, 빌드 산출물, 임시 다운로드가 한데 섞여 있었습니다.

여기서 첫 번째로 막혔습니다. 뭘 하려고 했냐면, 그냥 제일 큰 폴더 하나 찾아서 비우려던 거였는데, 어디서 막혔냐면 그 안에 있는 파일들이 전부 같은 성격이 아니었다는 점입니다. 특히 개발 작업 폴더 아래에 있는 node_modules, Python 가상환경, 로그 파일, 임시 이미지 캐시가 한 화면에 같이 보이니까 처음엔 전부 지워도 되는 것처럼 보였습니다. 그런데 이걸 무턱대고 건드리면 다시 세팅하느라 더 오래 걸릴 수도 있겠더라고요.

그때 생각이 조금 바뀌었습니다. 처음엔 “큰 것부터 지운다”였는데, 중간부터는 “다시 만들어도 되는 것만 지운다”로 기준이 바뀌었습니다. 이 차이가 생각보다 컸습니다. 디스크 정리는 용량만 보면 쉬워 보이는데, 실제로는 복구 비용까지 같이 봐야 하더라고요. 큰 파일이냐보다, 지운 뒤에 내가 다시 곤란해지지 않느냐가 더 중요했습니다.

눈에 띄는 건 있었는데, 그게 바로 지울 대상은 아니었다

한참 들여다보니까 AppData 아래에 꽤 큰 영역이 보였습니다. 평소 파일 탐색기로는 잘 안 들어가는 위치라서 더 크게 느껴졌습니다. 브라우저 캐시, 메신저 업데이트 파일, 각종 프로그램 로그가 겹쳐 있었고, 특히 예전에 깔았다가 사실상 안 쓰는 프로그램 흔적이 꽤 남아 있었습니다.

여기서 괜히 한 번 돌아갔습니다. 저는 처음에 SpaceSniffer에서 보이는 순서대로 바로 폴더를 열어서 수동으로 지우기 시작했는데, 하다 보니 너무 잘게 흩어져 있어서 효율이 안 났습니다. 200MB, 400MB, 150MB 이런 식으로 따로따로 정리하니까 숫자상으론 지우고 있는데 체감이 거의 없더라고요. 이건 두 번째 시행착오였습니다. 선택을 잘못한 경우였죠. 큰 덩어리를 먼저 처리해야 했는데, 눈에 밟히는 자잘한 것부터 건드려서 시간만 썼습니다.

결국 방법을 바꿨습니다. SpaceSniffer에서 블록만 보는 게 아니라, 어떤 경로가 반복적으로 커지는지 먼저 보기로 했습니다. 비슷한 성격의 찌꺼기가 한 군데 모여 있으면 효과가 크고, 반대로 여러 프로그램에 흩어진 작은 캐시는 손이 많이 갑니다. 이때 필터를 조금 써보니까 생각보다 편했습니다. 꼭 복잡하게 쓸 필요는 없고, 확장자나 특정 폴더명 위주로 걸러도 감이 빨리 옵니다.

이건 써보면서 알게 된 건데, 이런 시각화 툴은 “무엇이 큰가”보다 “왜 저기만 계속 커지나”를 보는 데 더 맞는 것 같습니다. 한 번의 청소보다 습관처럼 쌓이는 구간을 찾는 데 유리하더라고요.

제일 도움이 됐던 건, 문제를 좁혀가는 과정이었다

이번엔 조금 차분하게 봤습니다. 가장 큰 블록 중 하나가 영상 편집 캐시 비슷하게 생겨서 처음엔 프로젝트 원본인 줄 알았습니다. 그런데 폴더 이름이 애매해서 바로 지우기 좀 불안했습니다. 여기서 그냥 넘길 수도 있었는데, 용량이 너무 커서 한번 확인은 해야겠더라고요.

그래서 일단 해당 폴더를 열고 수정 날짜를 봤습니다. 최근 작업 파일은 아니고, 몇 달 전에 끝난 작업에서 생긴 캐시가 대부분이었습니다. 그제서야 지워도 되겠다는 확신이 생겼습니다. 이 부분이 이번에 그나마 문제를 제대로 풀어간 장면이었습니다. 왜 안 되는지 고민한 건 “이게 원본인지 캐시인지 구분이 안 된다”였고, 다른 방법으로 떠올린 게 “날짜랑 파일 형식으로 성격을 먼저 확인하자”였습니다. 실제로 바꿔보니 결과가 꽤 달랐습니다. 처음처럼 이름만 보고 판단했으면 못 지웠을 텐데, 확인하고 나니 몇 GB를 한 번에 줄일 수 있었습니다.

이런 건 별거 아닌 팁 같지만 실제론 중요합니다. 용량 큰 파일이 있다고 해서 바로 삭제 후보는 아닙니다. 특히 PSD 원본, 가상머신 이미지, 데이터셋 압축본 같은 건 커도 이유가 분명한 경우가 많습니다. 반대로 캐시, 임시 렌더, 설치 잔여 파일은 이름이 애매한데도 지워도 되는 경우가 많고요.

설치형이 아니라서 좋았던 점, 그런데 그게 또 애매했던 점

SpaceSniffer는 설치가 필요 없다는 점이 진짜 편했습니다. 실행 파일만 있으면 바로 돌아가니까, 누가 “여기 저장공간 왜 이래?” 하고 물어볼 때 설명 길게 안 해도 됩니다. USB에 넣어두고 바로 확인할 수 있는 도구는 생각보다 실무에서 쓸 일이 많습니다. 특히 사내 정책상 뭔가 설치하기 까다로운 환경에서는 더 그렇습니다.

다만 이게 완전히 장점만 있는 건 아니었습니다. 설정이 XML로 관리되는 방식은 깔끔하긴 한데, 저는 처음에 다른 PC에서 같은 보기 설정을 그대로 쓸 수 있겠지 싶었다가 약간 어긋났습니다. 화면 배치나 색상 정도는 괜찮은데, 막상 사람마다 보고 싶은 기준이 달라서 결국 다시 손대게 되더라고요. 저는 큰 파일 중심으로 보는 편이고, 같이 보던 동료는 확장자 기준으로 더 자주 좁혀 봤습니다.

이럴 때 느낀 건, 도구가 아무리 가볍고 좋아도 결국 자기 기준 하나는 있어야 한다는 점이었습니다. 예를 들어 저는 이제 용량 큰 순서만 보지 않고, “삭제 가능성 높은 것”, “재생성 가능한 것”, “애매해서 보류할 것” 정도로 머릿속에서 나눠서 봅니다. SpaceSniffer는 그 구분을 도와주는 쪽이지, 대신 결정해주는 도구는 아니었습니다.

다른 방법도 같이 써보니 차이가 더 보였다

윈도우 기본 저장소 분석, WinDirStat 같은 툴, 그리고 그냥 파일 탐색기 검색까지 같이 써봤습니다. 각각 장단점이 분명했습니다. 기본 기능은 접근이 제일 쉽고, 카테고리별로 대충 상황 파악하기엔 무난합니다. 다만 실제 폴더 깊숙한 곳에서 누가 많이 먹고 있는지 찾는 데는 답답했습니다.

WinDirStat도 예전에 자주 썼는데, 개인적으로는 SpaceSniffer 쪽이 조금 더 빠르게 눈에 들어왔습니다. 이건 완전히 취향 차이일 수도 있습니다. 어떤 분은 확장자 목록이 더 잘 보여야 편하다고 하고, 어떤 분은 트리 구조가 더 익숙하다고 하니까요. 저는 “어디가 유난히 크냐”를 먼저 찾는 편이라 SpaceSniffer의 네모 박스 방식이 잘 맞았습니다.

반대로 아주 세밀하게 목록 비교하거나, 보고서 형태로 남겨야 하는 상황이면 다른 방식이 더 나을 수도 있겠다는 생각도 들었습니다. SpaceSniffer도 텍스트 보고서를 만들 수는 있지만, 저는 시각적으로 범인을 찾는 데 더 자주 쓸 것 같습니다. 정리 결과를 문서로 남겨야 하는 일이라면 별도 정리가 필요하겠더라고요.

막상 정리하고 나니, 좋아진 점이랑 남은 애매함이 같이 남았다

결과적으로는 C드라이브 용량이 꽤 많이 비었습니다. 업데이트 오류도 사라졌고, 작업 중 임시 파일 때문에 갑자기 경고 뜨는 일도 줄었습니다. 가장 좋았던 건 “어디가 문제인지 모른다”는 답답함이 없어졌다는 점이었습니다. 눈으로 구조를 보고 나니까, 다음에 또 비슷한 문제가 생겨도 최소한 어디부터 봐야 할지는 알겠더라고요.

그렇다고 완전히 해결된 느낌은 아닙니다. 몇몇 큰 폴더는 여전히 안 건드렸습니다. 지금 당장은 필요한 파일인지 애매한 것도 있었고, 지웠다가 다시 받을 시간이 더 아까운 것도 있었습니다. 특히 프로젝트 백업본이나 테스트용 데이터셋은 공간을 많이 먹지만, 없으면 또 바로 곤란해집니다. 이런 건 결국 디스크 정리 도구로 해결할 문제라기보다 작업 습관이나 저장 정책 문제에 더 가깝습니다.

한 가지 더 남은 건, SpaceSniffer가 보여주는 구조를 너무 믿으면 안 되겠다는 점이었습니다. 보여주는 건 매우 유용한데, 해석은 결국 사람이 해야 합니다. 같은 5GB라도 어떤 건 지워도 되고 어떤 건 절대 안 건드려야 하니까요. 이걸 몇 번 겪고 나니, 저는 이제 큰 블록을 보자마자 지우지 않고 한 번 더 확인하는 습관이 생겼습니다.

지금 기준에선, 급할 때 꺼내기 좋은 도구 정도로 남았다

지금은 SpaceSniffer를 항상 켜두는 프로그램처럼 쓰진 않습니다. 대신 저장공간이 갑자기 줄었거나, 누가 봐달라고 할 때, 또는 오래된 작업 흔적 정리할 때 꺼내는 도구가 됐습니다. 설치 없이 빠르게 확인할 수 있고, “뭐가 크지?”를 시각적으로 바로 보여준다는 점은 여전히 강합니다.

다만 이걸로 모든 정리가 끝난다고 보긴 어렵습니다. 실제 삭제 판단은 별개고, 클라우드 동기화 폴더나 백업 정책, 작업 파일 보관 방식까지 같이 손봐야 진짜 편해집니다. 저는 이번에 캐시랑 임시 파일은 꽤 정리했는데, 백업본 정리 기준은 아직도 좀 애매합니다. 괜히 지웠다가 나중에 찾게 되는 게 제일 골치 아프니까요.

그래도 막막할 때 첫 화면에서 큰 덩어리들이 딱 보이는 건 확실히 도움이 됐습니다. 최소한 어디서부터 봐야 할지 모르는 상태는 벗어나게 해주니까요. 아마 다른 방법이 더 잘 맞는 사람도 있을 것 같고, 비슷한 툴을 오래 써본 분들은 또 다른 기준이 있을 것 같습니다. 저도 아직 이걸 제일 좋은 방법이라고 단정하진 못하겠고, 혹시 더 덜 헤매는 방식이 있으면 그런 경험은 좀 궁금합니다.

Similar Posts

답글 남기기

이메일 주소는 공개되지 않습니다. 필수 필드는 *로 표시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