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번에 끝낼 줄 알았는데, 파일 이름 정리는 또 다르게 어렵더라

처음엔 그냥 번호만 붙이면 될 줄 알았다

Advanced Renamer를 처음 켠 건 사실 거창한 이유는 아니었습니다. 사진 폴더 하나가 너무 엉망이어서였어요. 촬영본, 보정본, 메신저로 한 번 받은 파일, 다시 내보낸 파일이 섞여 있는데 이름이 전부 제각각이더라고요. IMG로 시작하는 것도 있고, 날짜처럼 보이는데 정렬은 안 맞는 것도 있고, 끝에 괄호 붙은 복사본도 섞여 있었고요.

처음에는 그냥 일괄로 번호만 붙이면 되겠지 싶었습니다. 어차피 한 폴더 안에서만 찾으면 되니까요. 그런데 막상 해보니 번호만 붙이는 방식은 그 순간만 편하고, 나중에 다시 찾을 때는 오히려 더 답답했습니다. 001, 002, 003 이렇게 바꾸면 지금은 깔끔한데, 한 달 뒤엔 저 숫자가 뭘 의미하는지 아무도 모르겠더라고요.

그래서 그때 생각이 한 번 바뀌었습니다. 이름을 예쁘게 정리하는 게 목적이 아니라, 나중에 덜 헷갈리게 만드는 게 목적이라는 걸요. 그때부터는 단순 일괄 변경 도구보다, 파일 속성까지 읽어서 이름을 만들 수 있는 쪽이 낫겠다 싶었고, 그래서 Advanced Renamer를 본격적으로 만져보게 됐습니다.

화면은 복잡해 보였는데, 미리보기 때문에 계속 붙잡고 있게 됐다

처음 실행했을 때는 솔직히 약간 질렸습니다. 딱 봐도 기능이 많은 프로그램 느낌이었거든요. 왼쪽에 파일 목록, 오른쪽에 규칙 넣는 칸, 아래쪽에 변경 결과가 계속 뜨는데, 익숙하지 않으면 어디부터 건드려야 할지 좀 애매합니다. 이런 류 프로그램이 보통 그렇듯, 기능은 많은데 처음엔 다 내 얘기 같지 않죠.

그래도 금방 손에 익은 이유가 미리보기였습니다. 이게 꽤 중요하더라고요. 규칙을 하나 추가할 때마다 결과 이름이 바로 보여서, 잘못 건드려도 크게 무섭진 않았습니다. 실제로 저는 첫 번째 시도에서 파일명 전체를 날려먹을 뻔했는데, 적용 전에 알아챘어요. 원래 이름 일부를 남기려던 건데 새 이름 규칙만 넣어서 전부 똑같은 패턴으로 바뀔 상황이었습니다.

여기서 한 번 막혔던 건, 규칙을 여러 개 쌓을 때 적용 순서를 제가 너무 가볍게 본 거였습니다. 치환 먼저 할지, 번호를 먼저 붙일지, 날짜를 앞에 넣을지에 따라 결과가 미묘하게 달라지는데, 처음엔 그냥 다 비슷하겠지 했거든요. 그런데 순서가 어긋나니까 중간에 공백이 두 번 들어가거나, 원래 지우려던 문자열이 뒤에서 다시 살아나는 식으로 꼬였습니다.

이건 써보면서 알게 된 건데, 이런 일괄 이름 변경 툴은 기능 자체보다도 “규칙이 순서대로 먹는다”는 감각을 빨리 익히는 게 더 중요했습니다. 한 번에 완성하려고 하지 말고, 규칙 하나 넣고 미리보기 보고, 또 하나 넣는 식으로 가는 게 훨씬 덜 틀립니다.

EXIF 태그 믿고 갔다가 첫 번째로 크게 돌아갔다

제가 제일 기대했던 건 사진 날짜를 EXIF에서 읽어서 파일명 앞에 붙이는 기능이었습니다. 이게 되면 최소한 정렬은 사람 머리보다 컴퓨터가 더 잘해주니까요. 처음엔 {date} 같은 태그를 넣고, 뒤에 원래 파일명 일부나 번호만 붙이면 끝이라고 생각했습니다.

그런데 여기서 첫 번째 제대로 된 시행착오가 나왔습니다. 폴더 안 사진들이 전부 같은 조건으로 찍힌 게 아니었던 거예요. 카메라 원본도 있고, 메신저로 한 번 전송된 이미지도 있고, 편집 프로그램에서 다시 저장한 파일도 있어서 EXIF가 없는 파일이 섞여 있었습니다. EXIF 있는 파일은 날짜가 잘 들어가는데, 없는 파일은 빈값처럼 나오거나 예상과 다른 값으로 들어가니까 결과가 중간부터 이상해졌습니다.

처음엔 프로그램이 태그를 잘못 읽는 줄 알았습니다. 그래서 같은 규칙을 몇 번 다시 만들고, 날짜 포맷도 바꿔보고, 파일을 다시 불러오기도 했어요. 괜히 돌아간 구간이 여기였습니다. 한참 만지다가 파일 속성 자체를 확인해보니, 애초에 메타데이터가 없는 파일이 꽤 많더라고요.

그 뒤에는 방법을 바꿨습니다. EXIF 날짜만 믿지 말고, 없는 파일은 파일 수정일 쪽으로 타협하는 식으로요. 완전히 동일한 기준은 아니지만, 실무에서는 이런 타협이 오히려 더 현실적일 때가 많습니다. 데이터가 깔끔할 거라고 가정하고 규칙을 짜면 꼭 중간에서 깨집니다. 그래서 지금은 처음부터 샘플 몇 개를 골라 EXIF 있는 파일, 없는 파일, 편집본을 나눠서 먼저 보는 습관이 생겼습니다. 이건 사진 정리할 때 생각보다 꽤 유용했습니다.

한글은 괜찮았는데, 특수문자에서 두 번째로 걸렸다

한글 파일명이 많은 편이라 Unicode 처리가 되는 건 확실히 마음에 들었습니다. 이 부분은 별문제 없었어요. 예전엔 어떤 툴은 한글에서 깨지거나, 복붙한 문자가 이상하게 들어가기도 했는데 Advanced Renamer는 그 점은 안정적이었습니다.

문제는 특수문자였습니다. 특히 제가 음악 파일이랑 이미지 파일을 같이 정리하던 날, 슬래시처럼 보이는 문자나 콜론 비슷한 표기가 섞인 제목들이 있었는데, 윈도우 파일명에 안 들어가는 문자들 때문에 일부 규칙이 의도대로 안 먹었습니다. 음악 태그를 읽어서 제목을 파일명으로 바꾸면 깔끔할 줄 알았는데, 실제 제목에는 파일명으로 쓰기 곤란한 문자가 들어 있는 경우가 있더라고요.

여기서 또 한 번 선택을 잘못했습니다. 처음에는 그냥 태그 그대로 가져오는 게 제일 정확하다고 생각했거든요. 그런데 실제 파일 시스템 규칙을 생각하면 정확한 제목보다 “저장 가능한 형태로 적당히 정리된 이름”이 더 중요했습니다. 그래서 중간에 특수문자 치환 규칙을 하나 더 넣었습니다. 콜론은 하이픈으로 바꾸고, 불필요한 공백은 줄이고, 괄호는 남길지 말지 폴더 성격에 따라 다르게 갔고요.

이 과정에서 느낀 건, 메타데이터 기반 이름 변경은 자동화라기보다 정제 작업에 가깝다는 점이었습니다. 원본 정보가 좋으면 정말 빠른데, 원본 정보가 지저분하면 결국 사람이 기준을 정해줘야 합니다. 비슷한 도구로 PowerRename 같은 것도 써봤는데, 단순 치환은 가볍고 빠릅니다. 대신 EXIF나 ID3처럼 파일 속성까지 활용해서 “정보 있는 이름”을 만들 때는 Advanced Renamer 쪽이 확실히 할 수 있는 범위가 넓었습니다.

규칙을 욕심내서 한 번에 만들려다가 더 꼬였다

한동안 좀 재밌어서 이것저것 섞어봤습니다. 날짜 넣고, 카메라 모델 넣고, 일련번호 붙이고, 파일명 일부 남기고, 대소문자 통일까지 한 번에 끝내려고 했죠. 이쯤 되니까 거의 이름 바꾸기라기보다 작은 파이프라인 만드는 느낌이었습니다.

그런데 여기서 제가 또 한 번 헛돌았습니다. 규칙을 너무 많이 쌓으니까, 어느 단계에서 결과가 망가졌는지 찾기가 어려워졌어요. 예를 들어 카메라 모델 태그가 없는 파일은 빈칸이 남고, 그 다음 규칙이 그 빈칸까지 포함해서 처리해버리니 밑에서 공백 정리가 또 필요해지는 식이었습니다. 한 규칙이 틀린 게 아니라, 여러 규칙이 만나면서 어색해지는 거라 더 찾기 어려웠습니다.

이때는 좀 귀찮아도 방법을 쪼갰습니다. 먼저 날짜+번호처럼 핵심만 붙여서 1차로 정리하고, 필요한 폴더만 다시 불러와 2차로 세부 정리하는 식으로요. 처음엔 두 번 작업하는 게 비효율 같았는데, 결과적으로는 이쪽이 덜 틀리고 수정도 쉬웠습니다. 한 번에 완벽하게 하려는 욕심이 오히려 시간을 더 먹는다는 걸 여기서 좀 체감했습니다.

짧은 팁이라면, 규칙이 3개 넘어가기 시작하면 샘플 파일 10개 정도만 넣고 먼저 돌려보는 게 낫습니다. 전체 500개를 한 번에 보면서 확인하는 것보다, 이상한 패턴이 훨씬 빨리 보입니다. 미리보기가 있어도 파일 수가 많아지면 눈이 무뎌지더라고요.

JavaScript까지 갈 일은 없을 줄 알았는데, 결국 한 번 손댔다

처음 소개만 봤을 때는 JavaScript로 이름 생성하는 기능은 저랑 상관없을 줄 알았습니다. 파일명 바꾸는 데 스크립트까지 쓰는 건 좀 과한 것 같았거든요. 그런데 비슷한 패턴으로 반복되는 작업이 두세 번 쌓이니까 생각이 달라졌습니다.

제가 하려던 건 생성일 비슷한 기준에 카테고리 약어를 붙이고, 같은 날짜 안에서는 번호를 다시 매기는 식이었는데, 기본 규칙 조합으로도 어느 정도는 되지만 제가 원한 형태가 애매하게 안 맞았습니다. 그래서 한 번은 스크립트 쪽을 열어봤어요. 처음부터 길게 짠 건 아니고, 단순하게 문자열 붙이는 수준으로만 시작했습니다.

여기서 문제 해결 과정이 조금 재밌었습니다. 처음에는 스크립트에서 날짜 포맷만 바꾸면 될 줄 알았는데, 실제로는 입력되는 값 형식이 제가 생각한 것과 달라서 결과가 이상하게 나왔습니다. 순간 ‘이건 괜히 건드렸다’ 싶어서 다시 기본 규칙으로 돌아갈까 했는데, 미리보기에서 어떤 값이 들어오는지 보고 나니까 감이 잡히더라고요. 결국 포맷 처리만 조금 바꿔서 원하는 모양에 가깝게 맞췄습니다.

이걸 해보고 나니, 스크립트 기능은 매번 쓸 건 아니어도 애매한 규칙이 반복될 때는 꽤 괜찮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다만 이건 분명히 진입장벽이 있습니다. 파일 정리 때문에 코드까지 보고 싶지 않은 사람한테는 오히려 부담일 수 있어요. 저도 이 기능이 좋다기보다, 이미 여러 번 같은 작업을 하고 있어서 참을 수 없어진 시점에 썼습니다.

다른 도구랑 비교해보면, 편한 구간이 좀 다르다

비슷한 작업을 할 때 예전에는 탐색기 기본 이름 바꾸기, PowerToys의 PowerRename, 가끔은 엑셀 목록 뽑아서 수동 정리하는 방식까지 다 써봤습니다. 각각 장단점은 분명하더라고요.

탐색기 기본 기능은 진짜 단순 번호 붙이기에는 가장 빠릅니다. 설명도 필요 없고요. 대신 조금만 규칙이 복잡해지면 바로 한계가 옵니다. PowerRename은 패턴 치환 같은 데는 편한데, 사진 날짜나 음악 태그처럼 파일 안의 정보를 끌어와서 이름을 만드는 건 결이 다릅니다.

Advanced Renamer는 처음엔 무겁게 느껴질 수 있는데, 파일 속성을 읽어 이름을 재구성하는 작업에서는 확실히 강했습니다. 대신 아주 가벼운 치환 한두 개만 할 거면 오히려 과하다고 느낄 수도 있습니다. 실제로 저도 폴더에 ‘최종’, ‘진짜최종’, ‘최종수정’ 같은 거 정리할 때는 더 단순한 도구가 편했습니다. 반대로 촬영 날짜, 카메라 모델, 트랙 번호처럼 정보가 이미 파일 안에 있는 경우에는 이쪽이 훨씬 덜 고생스러웠고요.

결국 어떤 도구가 무조건 낫다기보다, 파일 이름을 “문자열로만 볼 건지”, 아니면 “메타데이터까지 포함한 정보 덩어리로 볼 건지”에 따라 선택이 갈리는 것 같습니다. 이걸 좀 구분해서 생각하니까 도구 선택도 덜 꼬였습니다.

지금은 꽤 자주 쓰는데, 여전히 애매한 부분은 남아 있다

결과적으로는 Advanced Renamer를 꽤 자주 쓰게 됐습니다. 특히 사진 백업본 정리나 외주 결과물 묶을 때, 이름 규칙을 한 번 잡아두면 다음 작업이 편해집니다. 파일 하나씩 눌러서 바꾸던 때랑 비교하면 확실히 시간이 줄었어요. 무엇보다 미리보기 덕분에 대량 작업인데도 심리적으로 덜 불안합니다.

다만 완전히 해결된 느낌은 아닙니다. 메타데이터가 섞여 있거나, 이미 여러 프로그램을 거치면서 속성이 꼬인 파일들은 여전히 예외가 생깁니다. 그리고 규칙을 복잡하게 만들수록 나중에 제가 다시 봐도 “왜 이렇게 했지?” 싶은 순간이 있습니다. 자동화도 결국 사람이 만든 규칙 위에 올라가는 거라, 기준이 애매하면 결과도 애매해지더라고요.

그래도 예전처럼 무작정 수작업으로 버티는 것보다는 훨씬 낫습니다. 적어도 어떤 파일은 왜 이렇게 이름이 붙었는지 추적할 수 있게 됐고, 반복 작업에서 머리 쓰는 횟수도 줄었습니다. 반면 아주 간단한 작업까지 전부 이걸로 하진 않을 것 같아요. 상황 따라 더 가벼운 방법이 나을 때도 분명 있습니다.

지금도 가끔은 규칙 저장을 더 체계적으로 해야 하나 싶고, 비슷한 작업을 하는 사람들은 또 다르게 쓰고 있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듭니다. 저보다 더 깔끔한 기준으로 쓰는 사람도 있을 것 같고요. 혹시 비슷하게 써본 사람이 있다면, 저는 아직도 EXIF 없는 파일 섞였을 때 기준 잡는 부분이 제일 애매해서 그런 쪽 경험은 좀 궁금합니다.

Similar Posts

답글 남기기

이메일 주소는 공개되지 않습니다. 필수 필드는 *로 표시됩니다